■ 양도성예금증서란?
친구에게 100원을 빌렸다고 합시다. 이때 우리는 고마움의 표시로 진한 포옹을 한번 하고, ‘100원을 떼어 먹히면 어쩌나?’ 걱정하는 친구를 위해 차용증을 써줍니다. 차용증은 가지각색 이지만 대체로 다음과 같은 내용이 들어가 있습니다.
‘친구야! 고맙다. 1년 뒤에 원금 100원이랑, 이자 10원을 합쳐서 총 110원을 갚아 주께’
그런데 차용증은 우리만 쓰는 것이 아닙니다. 대한민국 정부도, 삼성전자 같은 회사도 돈을 빌리면 차용증을 씁니다. 하지만 체면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래서 대한민국 정부나, 삼성전자 같은 회사가 쓰는 차용증은 특별히 ‘채권’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우리처럼 A4 용지에 막 휘갈겨 쓰는 것이 아니라 예쁜 종이에, 예쁜 폰트로, 뭔가 있어보이게 작성을 합니다. 채권은 가지각색 이지만 대체로 다음과 같은 내용이 들어가 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의 이름으로 100원을 빌립니다. 1년 뒤에 원금 100원이랑, 이자 10원을 합쳐서 총 110을 갚아드리겠습니다.’
‘대한민국 정부’라는 글자가 뭔가 좀 있어 보이지만 우리가 쓰는 차용증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돈은 우리만, 대한민국 정부만, 삼성전자 같은 회사만 빌리는 것이 아닙니다. 은행도 급전이 필요하면 차용증을 발행하고 돈을 빌립니다. 하지만 은행이 차용증을 쓴다고 하면 너무 없어 보입니다. 그래서 은행이 쓰는 차용증은 특별히 ‘양도성예금증서(CD : negotiable Certificate of Deposit)’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습니다. 이름만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차용증에 써있는 내용도 뭔가 차원이 다릅니다. 은행이 발행하는 ‘양도성예금증서’라는 이름의 차용증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글자가 쓰여져 있습니다.
‘1년 뒤에 이 쪽지를 가지고 오는 사람이 누구든 상관없이, 이유를 따지지 않고 무조건 100원을 갚아드리겠습니다.
은행이 발행하는 ‘양도성예금증서’라는 이름의 차용증은 모양새만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돈을 빌리는 방식도 조금 특이합니다. 지금 90원을 빌려주면 1년 뒤에 이자 10원을 합쳐서 100원을 갚아주는 방식입니다. 흔히 말하는 선이자를 떼는 방식이죠.
만약 시중에 진짜 돈이 없다면 80원만 빌려줘도, 이 쪽지를 줍니다. 그리고 1년 뒤에 은행에 찾아가서 쪽지를 건네주고 100원을 받으면 됩니다. 80원을 빌려주고 100원을 받았으니 수익률이 자그마치 25%입니다. 물론 중간에 돈이 필요하면 다른 사람한테 팔아도 됩니다. ‘양도성’예금증서라는 말이 상징하듯이 언제든지 다른 사람한테 양도 할 수, 즉 팔 수도 있습니다.
은행이 발행하는 ‘양도성예금증서’라는 이름의 차용증은 특별함은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보통 ‘예금’이라는 글자가 들어간 금융상품은 은행이 망해도 크게 걱정 할 필요가 없습니다. 예금자보호법이라는 아주 훌륭한 법이 있어서 5000만원까지는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양도성예금증서는 다릅니다. ‘예금’이라는 글자가 있지만, 은행이 망하면 예금자보호법의 보호를 받을 수가 없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너무나 간단합니다. 양도성예금증서는 이름만 ‘예금’증서일 뿐이지 그 근원은 차용증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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