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율하락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
1.환율하락과 물가
지금 현재 국제 유가가 ‘원유 1방울 = 1달러’라고 합시다. 그리고 원/달러 환율이 ‘1달러 = 2000원’이라고 합시다.
국제 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이렇게 정해지면 원유 1방울의 수입가격은 쉽게 알수 있습니다. 원유 1방울이 1달러, 원/달러환율이 1달러 = 2000원이니까 원유 1방울을 수입하려면 2000원을 준비해야 합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원/달러 환율이 1달러 = 1000원이 되었다면 원유의 수입가격은 어떻게 될까요? 원유 1방울이 1달러, 원/달러환율이 1달러 = 1000원이니까 원유 1방울을 수입하려면 1000원만 준비하면 됩니다.
환율이 1달러 = 2000원 일 때는 원유 1방울을 수입하려면 2000원을 준비해야했지만 이제는 달랑 1000원만 있으면 수입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환율이 이렇게 하락하면 원유 수입가격만 하락하는 것이 아닙니다. 석유 이외의 각종 원자재 수입가격도 하락합니다. 이렇게 해서 원자재 수입가격이 하락하면 대한민국의 물가는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하락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원유 수입가격이 50% 내렸다고 주요소 기름값도 50%씩 내리는 것은 아닙니다. 아주 찔끔 내리겠지만 어째든 주요소 기름값도, 난방비도 내려가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옥수수, 밀, 보리 등의 수입가격도 내리는 만큼 이들을 가공해서 판매하는 각종 식료품 가격도 내리게 됩니다.
※ 원/달러환율과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행복한 일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환율이 하락하면 미국산 핸드폰의 수입가격도, 일본산 카메라의 수입가격도 하락합니다. 따라서 옛날에는 100만원을 줘야 구입할 수 있었던 일본산 카메라를 이제는 90만원, 80만원만 줘도 구입할 수 있게 됩니다. 환율하락으로 우리의 삶이 그 만큼 풍요로워지게 된 것입니다.
2.환율하락과 수출
폭등하던 물가가 환율하락으로 안정을 찾았다고 합시다. 환율하락으로 물가가 안정되면 기분은 좋지만 약간 찝찝한 것은 사실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줄기차게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이 줄어든다’고 배웠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대한민국이 수출로 먹고산다는 사실을 온 국민이 다 알고 있는 관계로 환율하락으로 인한 수출감소는 마음의 큰 짐이 됩니다.
환율이 하락할 때 수출이 줄어드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예를 들어 환율이 1달러 = 2000원에서 1달러 = 1000원이 되었다고 합시다. 이렇게 환율이 하락하면 미국에서 대형마트를 운영하는 마이콜의 입장에서는 많이 당황스럽습니다. 옛날에는 1달러를 들고 한국에 오면 이쑤시개, 이테리 타올 등의 한국산 명품 생활용품을 2000원 어치나 살수 있었는데 이제는 달랑 1000원어치 밖에 구입을 못합니다. 따라서 마이콜은 한국으로 향하던 배를 돌려 가까운 중국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중국산 이쑤시개와 이테리 타올을 구입하게 됩니다. 그 결과 한국의 수출은 줄어들게 됩니다.
그렇다면 환율하락은 정말로 수출감소로 연결되었을까요? 아래의 그래프를 한번 보십시오.
그래프를 보면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이 감소하는게 아니라 오히려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수년간 환율이 하락했지만 수출은 줄어들지 않고 줄기차게 증가했습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보다는 세계경제의 컨디션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서 세계경제가 펄펄 날아다니면 환율이 하락하든 말든 수출이 증가하고, 세계경제가 허우적 거리면 환율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수출이 감소하게 됩니다.
환율과 수출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 만큼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이제 더 이상 환율하락이 불러온 수입품 가격하락에대해 마음의 짐을 질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온몸으로 생활을 풍요로움을 즐기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