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급준비제도란?

1.지급준비금과 지급준비율

지급준비제도가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 우리는 먼저 지급준비금과 지급준비율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아직 지급준비금이 무엇인지, 지급준비율이 무엇인지 모른다면 아래에 링크된 글을 먼저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지급준비금, 지급준비율

 

2. 지급준비제도

지급준비제도란 글자 그대로 지급준비율을 조정해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의 양이나 금리를 조절하는 정책입니다. 지급준비율을 이용해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의 양이나 금리를 조절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지급준비율 인하

지금 현재 한국경제가 좀 많이 힘들다고 합시다. 경제가 이렇게 힘들어 할 때 경제를 벌떡 일으켜 세워 직립보행 시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금리를 낮추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금리가 10%에서 1%로 낮아졌다고 합시다. 금리가 이렇게 낮아지면 삶이 그렇게 곤궁하지 않은 사람은 대출을 받아 집을 사고, 할부로 차를 바꿉니다. 그리고 사장님은 대출을 받아 새로운 기계를 사고, 제 2공장을 건설합니다. 이렇게 사람들이 집을 사고, 사장님이 공장을 건설하면 경제는 긴 겨울에서 벗어나 봄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금리를 낮추는 방법입니다. 금리를 어떻게 하면 낮출 수 있을까요? 바로 이때 사용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가 지급준비율 조정입니다. 쉽게 말해서 지급준비율을 20%에서 1%로 낮추면 일반은행이 시민들에게 대출할 수 있는 돈의 양이 그만큼 늘어나게 됩니다. 옛날에는 100원을 예금 받으면 무조건 20원을 따로 모셔두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지급준비율이 1%로 낮아진 지금은 1원만 남겨놓고 나머지 99원을 모두 대출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만큼 대출할 수 있는 돈이 늘어납니다. 이렇게 여윳돈이 많아지면 은행들끼리 경쟁을 합니다.

‘나는 이제 이자를 9%만 받을테니 내 한테 돈을 빌려가세요.’

‘나는 7%만 받을테니 내 한테 빌려가세요.’

한 푼이라도 더 대출해서 이자를 받아 먹으려면 이렇게 경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금리가 10% → 9% → ··· → 2% → 1%로 점점 낮아지게 됩니다.

지급준비율 인상

지금 현재 한국경제가 미친 듯이 꽃길을 질주하고 있다고 합시다. 그런데 이렇게 경제가 잘 나가면 오히려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컨디션이 좋다고 마라톤 선수가 전력 질주를 하면 오히려 몸에 무리가 와서 경기를 망치지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즉, 경제가 너무 잘 나가도 한국은행은 이런저런 걱정거리가 생깁니다. 경제가 좋아지면 물가가 상승하고, 물가가 상승하면 물가를 잡지 못한 한국은행이 욕을 얻어먹습니다.

그렇다면 너무 잘나가는 경제를 불러들여 페이스를 조절하라고 충고하고, 나아가 물가를 진정시키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금리를 높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지금 금리가 1%인데 10%로 높아지면 사람들이 씀씀이를 줄이게 됩니다. 금리가 1%에서 10%로 높아지면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것 보다는 여윳돈을 예금하고, 이자를 받아 먹는게 오히려 행복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장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금리가 이렇게 높아지면 대출을 받아 새로운 기계를 사고, 제 2공장을 건설하는 것이 많이 부담스러워집니다. 따라서 금리가 높아지면 일반 시민들과 사장님이 씀씀이를 줄이고, 그 결과 경제가 질주를 멈추고 페이스를 조절하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금리를 높이는 방법입니다. 금리를 어떻게 하면 높일 수 있을까요? 바로 이때 사용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가 지급준비율 조정입니다.

쉽게 말해서 지급준비율을 1%에서 20%로 높이면 일반은행이 시민들에게 대출할 수 있는 돈의 양이 그만큼 줄어들게 됩니다. 옛날에는 100원을 예금 받으면 1원만 따로 챙겨두고 나머지 99원은 대출해 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급준비율이 20%로 높아진 지금은 20원 따로 챙겨둬야 합니다. 따라서 그만큼 대출할 수 있는 금액이 줄어들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대출할 수 있는 돈의 양이 줄어들면 금리가 상승합니다. 대출할 수 있는 돈이 줄어든 만큼 서로 돈을 빌리려고 은행창구에서 몸싸움을 하기 때문입니다.

‘저한테 돈 빌려주세요. 저는 이자를 2% 드릴께요’

‘저는 3% 드릴테니 제발 저한테 좀 빌려 주세요.“

이렇게 해서 금리가 1% → 2% → ··· → 9% → 10%로 점점 높아지게 됩니다.

 

3.지급준비제도의 위상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의 양이나 금리를 조절할 때 각국 중앙은행이 사용하는 지급준비제도,재할인정책, 공개시장운영정책 중에서 가장 천대받는 정책이 지급준비제도입니다. 하지만 주의할 것이 있습니다. 지급준비제도가 천대받는 이유는 그 약효가 형편 없어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지급준비제도는 그 효과가 너무나 강력해서 중앙은행이 오히려 사용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수술 후 환자의 고통을 잊게 하는 각종 향정신성 의약품을 생각해 보시면 됩니다. 효과가 너무나 강력해 급한 상황이 아니면 오히려 사용하지 않는 것이 이들 약품입니다. 지급준비제도 역시 그 효과가 너무나 강력해서 오히려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중앙은행이 일반은행에 전화해서 ‘지급준비율을 20%로 높여라’ ‘지급준비율을 1%’로 낮춰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좀 민망한 것도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