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화량의 결정요인

시중에 돌아다는 돈의 양은 엄청납니다. 하지만 크게 나누면 딱 2종류의 돈으로 나누어 집니다.

통화량 = 본원통화(한국은행이 찍어낸돈) + 예금통화(예금을 통해 만들어진 돈)

따라서 한국은행이 아무리 돈을 찍어내도 실제로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의 양은 한국은행이 생각하는 만큼 크게 증가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 중에서 한국은행이 찍어낸 돈 100원짜리, 1,000원짜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통화량이 100만원이라면 한국은행이 찍어낸 돈은 달랑 20원뿐이고 나머지 돈은 예금→대출→예금→대출을 통해서 만들어진 돈입니다. 따라서 시중에 돌아 다니는 돈의 양이 팍팍 증가하기 위해서는 민간의 뜨거운 협조가 있어야합니다.

첫 번째 협조를 해줄 사람은 우리 같은 평범한 시민들입니다. 사람들이 자신이 가진 돈을 장독에 묻어두면 시중에 돌아다는 돈의 양은 늘어나지 않습니다. 즉 사람들이 예금을 해야 대출을 해주고 그 과정에서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의 양이 늘어나게 됩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예금을 한다고 반드시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이 양이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시중은행의 협조가 있어야합니다.

여러분이 은행의 사장님 이라고 합시다. 경제가 좋지 않아서 대출금을 떼어먹히면 어쩌나 잠시도 안심할 겨를이 없는데, 어느날 석봉이가 100만원을 들고 와서 예금을 했습니다. 평상시라면 기꺼이 이 돈을 대출해주고 이자를 받아 먹었을 겁니다. 그런데 경제가 좋지 않을때는 대출을 해줄 수가 없습니다. 떼어 먹힐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아무리 한국은행에서 돈을 찍어내도, 또 고객들이 아무리 예금을 해도, 은행이 대출을 해 주지 않으면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의 양은 늘어나지 않습니다.

결국 한국은행이 아무리 돈을 찍어내도 사람들이 악착같이 현금으로 가지고 있거나, 설령 예금을 해도 은행이 악착같이 대출을 해 주지 않는다면 시중에 돌아 다니는 돈의 양은 증가하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경제를 살리는 게 생각만큼 쉽지가 않은 것입니다. 경제를 살리기위해 각국 중앙은행에서 돈을 아무리 찍어내어도 실제로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의 양은 생각한 만큼 늘어나지 않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