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화량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1.통화
통화는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돈’을 줄인 말입니다. 예를 들어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이 옛날보다 많아지면 통화량이 증가했다고 하고,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이 거의 행방불명 상태라면 통화량이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2. 통화량과 물가
통화량, 쉽게 말해서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돈의 양이 적당히 증가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돈이 흔해지는 만큼 옆집 103호 아줌마한테, 또는 직장동료 최대리 한테 돈을 빌리기가 쉬워집니다. 주머니가 넉넉한 만큼 인심도 좋아지는 것이죠.
그리고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이 많아지면 은행 문턱도 낮아집니다. 시중에 돈이 없을 때는 높은 금리를 줘야했지만, 돈이 흔해진 지금은 아주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돈을 빌려도 이자가 얼마 되지 않는 관계로 좀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대출을 받아 집을 삽니다. 그리고 할부로 자동차도 지릅니다.
사장님도 마찬가지 입니다. 은행의 대출금리가 낮아지는 만큼 공장 세울 돈도, 새로운 기계를 살 돈도 쉽게 빌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의 양이 많아지면 금리가 낮아지고, 그 결과 일반 시민들과 사장님들이 평소에는 이자가 무서워 꿈도 못 꾸던 일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덕분에 경제도 좋아지게 됩니다.
그런데 돈이 적당히 많아지는 것이 아니라 너무 많아지면 문제가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 모든 국민을 부자로 만들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세우고 한국은행 직원들이 헬리콥터를 타고 전국 방방곡곡을 달아 다니며 날밤 세워 돈을 뿌렸다고 합시다. 그것도 쪼잔하게 100만원, 200만원이 아니라 집집마다 1000억씩 뿌렸다고 합시다. 그 다음 날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아마 마당 앞에 떨어져 있는 돈 다발을 발견한 사람들이 기쁨의 환호성을 지를 겁니다.
하지만 기쁨은 잠시 잠깐입니다. 자동차든, 핸드폰이든, 연필이든 24시간 풀로 공장을 돌려도 대한민국에서 생산할 수 있는 물건의 양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집집마다 돈만 1000억씩 늘어났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 결과는 뻔합니다. 대한민국에 있는 물건의 양은 똑 같은데 돈만 늘어났으니 여러 가지 물건의 가격이 폭등합니다. 연필 하나에 1000만원, 지우개 하나에 2000만원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 뒤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충분히 상상할 수 있습니다. 나라 경제가 엉망이 됩니다.
이제 우리는 이런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의 양이 적당히 많아지면 금리가 낮아지고, 그 결과 소비와 투자가 늘어나 경제가 좋아집니다. 하지만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의 양이 너무 많아지면 물가가 폭등하고 나라 경제가 엉망이 됩니다.
그래서 밀턴 프리드먼(1976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라는 유명한 경제학자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물가폭등의 배후세력은 무조건 통화량이라고 말입니다.
"Inflation is always and everywhere a monetary phenomen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