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잃어버린 20년?

플라자합의 이후 일본정부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금리를 팍팍 낮춥니다. 이렇게 해서 금리가 낮아지자, 저금리로 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열심히 주식투자와 부동산투자를 했고, 그 덕분에 주가와 부동산가격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폭등했습니다.

하지만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법입니다. 지나친 주가상승과 부동산가격 폭등을 인지한 일본정부가 금리를 높이자 영원히 승천할 것 같은 주가와 부동산이 폭락을 합니다.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주가와 부동산이 대폭락을 했습니다. 영원히 주가와 부동산이 오를 것이라 믿고 땡빚을 내어 투자를 했는데 주가와 부동산이 폭락을 했으니, 생지옥이 따로 없었습니다.

주가와 부동산이 대폭락하는 역사의 현장에서 일본사람들은 과연 무엇을 했을까요? ‘에이~ 막가는 세상!’ 흥청망청 놀아볼까요? 절대로 아닙니다. 일단 빚부터 갚아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온 일본이 빚 갚기에 지극 정성을 쏟아부었습니다.

그런데 빚은 그렇게 순식간에 갚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1백, 2백이야 몇 달이면 깔끔하게 해결되겠지만 부동산 대출같이 덩치가 큰 것은 차원이 다릅니다. 기본이 10년, 20년입니다, 일본은 그렇게 10여 년을 빚 갚기에 온 정성을 다 바쳤습니다. 덕분에 쇼핑을 펑펑 할 수 없었습니다. 사람들이 주머니를 쥐고 쇼핑을 하지 않으니 일본경제는 힘을 잃고 비실거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나온 말이 ‘잃어버린 10년’입니다.

그런데 고통의 시간은 10년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일본이 직면한 또 다른 문제가 경제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입니다. 바로 노령화 문제입니다.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젊은이는 일단 여친님께, 남친님께 잘 보여야 합니다. 따라서 열심히 쇼핑을 하고, 신나게 놀러 다닙니다. 더구나 이 젊은 연인들이 시집가고 장가가서 아이를 낳으면 돈 쓸 곳이 더욱더 많아지게 됩니다. 애들에게 들어가는 돈이 장난 아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애가 생기면 집도 넓혀야 합니다. 이렇게 해서 젊은이가 많은 나라는 경제가 좋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돈 쓸 곳이 많아지는 만큼, 돈 쓸 어린이가 새로 태어나는 만큼 경제는 쭉쭉빵빵 나아가게 됩니다.

그런데 일본은 이게 아닙니다. 일본이 점점 나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젊은이는 줄어들고 노인의 숫자는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경제에 활력이 없습니다. 펑펑 돈을 쓸 젊은이는 점점 줄어들고, 한푼두푼 아껴서 노후를 준비해야하는 어른들은 늘어나고 있으니 다시 일어서 뜀박질할 돌파구가 없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잃어버린 10년이 아니라 잃어버린 20년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은 언제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