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가안정목표제(inflation targeting)란?
1. 인프레이션의 뜻
물가상승을 영어로 인플레이션(Inflation)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해서 여러 가지 물건의 가격이 100원 → 101원 → 102원 → 103원 → 104원 ...으로 줄기차게 오르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2.인플레이션타겟팅 정책(물가안정목표제)
중앙은행이 ‘경제성장, 완전고용, 환율안정 ...’등의 거룩한 목표를 포기하고 물가를 잡는데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는 것을 인플레이션타겟팅(inflation targeting)정책, 또는 물가안정목표제라고 합니다.
쉽게 설명하면 이런 겁니다. ‘앞으로 소비자물가지수가 2%이상 오르면 한국은행 공무원이 모두 옷을 벗겠습니다.’라고 선언하고 한국은행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소비자물가지수가 2%이상 뛰지 않게 막는 것이 바로 인플레이션타겟팅정책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말만하고 실제로는 ‘나 몰라’라 하면 뭐라고 할 수 없습니다. 함부로 공무원의 옷을 벗겨 나체로 만들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법의 이름으로 물가안정에 목숨을 걸 것을 요구하는 나라도 있습니다. 실제로 뉴질랜드는 물가를 못 잡으면 중앙은행 총재의 옷을 벗길 수 있다는 조항을 관련법에 두고 있습니다.
3.물가만 족치는 이유는?
왜 많은 나라의 중앙은행이 ‘경제성장, 완전고용, 환율안정, 국제수지 균형...’등의 거룩하고 숭고한 목표를 제쳐두고 물가안정에 목숨을 거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한꺼번에 국어, 산수, 사회, 자연, 실과, 물리, 화학, 생물,... 다 공부하라고 하면 머리 아픕니다. 그리고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이 모든 과목을 모두 100점 맞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딱 한 과목을 지정해서 이것만 하라고 찍어준 것입니다.
‘한국은행! 니는 국어, 산수, 사회, 자연.... 모두 0점 맞아도 되니깐 물가만 잡아’
이렇게 목표를 딱 찍어서 정해주면 이것 저것 다 잡으려고 하다가 아무 것도 못 잡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국어, 산수, 사회, 자연을 잘하는 것보다 물가를 잡는 게 한국경제를 위해서 좋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물가가 변화무상하다고 합시다. 물가가 10%, 20% 뛰면 현금을 가지고 있을 수가 없습니다. 현금을 가지고 있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손해를 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가능하면 물건을 소유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물건 중에서도 가장 가격이 많이 뛸 것 같은 물건을 소유하려고 합니다. 그 결과 사람들이 건전한 경제생활을 포기하고 투기에 목숨을 겁니다. 하지만 이들을 나무랄 수는 없습니다. 이렇게 투기를 하지 않으면 내 주머니의 돈이 얼마 후 아무 값어치 없는 종이쪼가리가 될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사장님들도 물가가 뛰면 불편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당장 여러분이 커피숍 사장님이라고 생각해보십시오. 물가가 뛰면 날마다 메뉴판을 교체하고, 벽에 붙은 가격판도 새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메뉴를 개발 할 시간에 앞으로 우유 값은 어떻게 될지, 원두 가격은 어떻게 될지 연구해야합니다.
따라서 물가가 폭등하면 사람들은 미래를 꿈꿀 수 없게 됩니다. 내일 당장 물가가 폭등할지, 아니면 하락할지 알 수가 없는데 월급을 저축해 차를 사고, 집을 사고... 이러쿵 저러쿵 희망을 설계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물가가 안정되어 있다면 반대의 일이 일어납니다. 이때 우리는 미래를 설계를 할 수 있습니다. 물가가 안정된 만큼 차곡차곡 월급을 모아 5년 뒤 차를 바꾸고, 10년 뒤 집을 사고... 그러게 우리는 꿈을 꿀 수 있습니다.
사장님도 마찬가지입니다. 물가가 안정되어 있다면 5년 뒤, 10년 뒤를 내다보고 프로젴트를 짤 수 있습니다. 따라서 물가안정은 지금 당장의 경제안정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조국의 10년 뒤, 20년 뒤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쯤 되면 각국 중앙은행이 국어, 산수, 사회, 자연, 실과를 포기하고 물가만 잡는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4.인플레이션 목표치는?
인플레이션타겟팅정책을 채택하고 있는 각국 중앙은행은 대체로 2%내외의 목표를 정해놓고 물가를 족치고 있습니다. 아니 할꺼라면 0%를 목표로 하지, 왜 알딸딸하게 2%가 목표인 것일까요?
물론 0%를 목표로 물가를 족치자는 주장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0%는 뭔가 좀 살벌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물가는 1% ~ 2% 정도 상승하는게 경제를 위해서 좋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물가가 아주 살짝 오르면 우리는 망설이게 됩니다.
‘오늘 물건을 살까? 아니면 좀 기다릴까? 기다렸다가 물건 가격이 오르면 어쩌지?’
‘아... 싸가 마까?’
뭔가 감칠 맛이 납니다.
하지만 물가 상승률이 0%라면 굳이 오늘 물건을 살 필요가 없습니다. 내일도 모레도 1년 뒤에도 물건의 가격이 똑 같은데 굳이 오늘 살 이유가 없습니다. 따라서 사람들의 씀씀이가 그만큼 줄어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씀씀이를 줄이면 경제가 활력을 잃게 됩니다.
사장님의 입장에서도 물가가 아주 살짝 오르는 것은 영양가 있습니다. 1000원 주고 만든 물건의 가격이 1001원, 1002원 요렇게 야금야금 오르면 가만히 앉아서 1원, 2원의 수익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이 목표로 하는 물가상승치가 얼마인지 궁금하신 분은 아래의 표를 참조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