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율과 주가의 관계는?

환율이 상승하면 주가가 뛸까?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이 늘어난다’고 고등학교 시절부터 우리는 줄기차게 배워왔습니다.

만약 우리의 상식대로 환율이 뛰어서 수출이 늘어났다면, 그 다음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아마 수출물량을 맞추느라 잔업시간이 늘어나고, 덕분에 월급이 오르게 될겁니다. 그런데 수출증가의 영향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수출로 떼돈을 버는 만큼 여러 회사의 주가도 오르게 됩니다.

그렇다면 정말로 환율이 뛰면 수출이 늘어나고, 따라서 주가도 뛰게 될까요? 우리의 이런 기대는 아래 그래프를 통해서 확실하게 무너지고 맙니다.



그래프를 보고 있노라면 충격과 공포 그 자체입니다. 환율이 뛰면 수출이 늘어나고, 그 결과 각종 회사가 떼돈을 벌어서 주가도 뛸 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가 않습니다.

환율이 뛰면 오히려 주가가 폭락하고, 환율이 하락하면 오히려 주가가 폭등하는 황당한 시추에이션이 수십 년째 일어나고 있습니다.

특히나 2004~2008년까지의 주가 승천을 보고 있으면 황당하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환율이 줄기차게 하락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주가는 저 머나먼 창공을 향해 끝없이 날아오르고 있습니다. 도데체 왜 이런 일이 이러난 것일까요?

환율상승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대한민국 상품이 모두 엉망진창이라고 생각해봅시다.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당연히 수출은 생각도 할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달러는 희귀동물이 되고 환율은 1달러=1,000원에서 1달러=2,000원으로 상승하게 됩니다.

결국 환율이 폭등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달러가 없다는 이야기고, 달러가 없어진 근본 이유는 대한민국 제품이 엉망진창이어서 수출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이때 주가는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폭락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환율이 뛸 때 주가가 폭락하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환율이 상승하면 외국인투자자는 가만히 앉아서 피박을 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환율이 1달러=1,000원일 때 한국의 주식을 1,000원어치 산 외국인이 있다고 합시다. 주가는 한결같이 1,000원이라 하더라도, 환율이 1달러=2,000원으로 폭등하면 피박을 쓰게 됩니다. 1,000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서 달러로 환전을 하면 달랑 0.5달러밖에 못 받기 때문입니다. 주식투자로 잃은 돈은 없지만 환율이 상승하는 바람에 0.5달러의 손실을 입은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환율이 폭등할 가능성이 있다면 외국인투자자는 한국주식시장에 투자를 할 수 없게 됩니다. 즉, 한국주식을 팔고 자기네 땅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외국인이 주식을 팔아치우고 떠나는 만큼 주가는 하락하게 됩니다.

환율하락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주)리어카가 있습니다. 회사이름이 상징하듯이 리어카를 만들어 파는 회사입니다.

그런데 리어카가 그냥 리어카가 아닙니다. 트랜스포머기능이 있어서 오토바이로 변신도 하고, 여차하면 우주왕복선으로도 변신한다고 합니다. 쉽게 말해 리어카로 가장한 최첨단과학입니다.

이런 물건의 미래는 뻔합니다. 무조건 떼돈이죠. 만드는 족족 팔려나갑니다. 따라서 (주)리어카는 세계를 누비며 달러를 휩쓸어옵니다.

그런데 (주)리어카만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기업의 제품들이 슈퍼울트라 킹왕짱이라면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세상 모든 달러는 우리나라로 들어오게 됩니다. 이렇게 무지막지하게 달러가 들어오면, 달러가 길거리에 개똥보다 더 많아집니다. 그리고 달러가 흔해 빠진 만큼 환율은 1달러=2,000원에서 1달러=1,000원으로, 1달러=800원으로 계속 떨어집니다. 수출을 많이 하면 할수록 달러는 더 유입되고 환율은 더욱더 떨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환율이 하락하고 있다면, 그것은 우리나라 기업이 그만큼 잘나가고 있다는 뜻이 됩니다. 그렇게 우리나라 기업이 세계를 누비며 떼돈을 번다면 주가는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폭등을 하게 됩니다. 즉 환율이 하락하면 주가가 상승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환율이 하락할 때 주가가 뛰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외국인투자자들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환율이 1달러=1,000원일 때 한국의 주식을 산 외국인이 있다고 합시다. 1,000원어치 주식을 샀는데 주가가 한결같이 1,000원으로 변함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주가가 뛰지 않았기 때문에 주식투자로 얻는 이익은 한 푼도 없습니다.

그런데 만약 환율이 1달러=900원으로 하락했다면 어떻게 될까요? 1,000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서 달러로 환전을 하면 1.1달러를 받게 됩니다. 환율이 하락한 덕분에 가만히 앉아서 0.1달러를 벌어들이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환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면 외국인투자자들이 몰려옵니다. 설령 주식으로 떼돈을 벌지 못해도 환율하락으로 짭짤하게 돈을 벌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환율이 하락하면 외국인이 몰려오고, 외국인이 몰려오는 만큼 주가가 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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