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어음(CP)이란?

어음이란?

장사는 현금 박치기가 최고입니다. 100만원어치 물건을 구입했다면 그 자리에서 현금 100만원을 건네주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현금 박치기를 해야하는 것은 아닙니다. 장사를 하다보면 현금이 없을 때가 있습니다. 바로 이때 이용하는 것이 어음입니다.

‘물건 값 100만원을 지금 못줘서 미안해요. 1달 뒤에 꼭 외상대금 갚을께요,’

이렇게 작성해서 거래처 사장님께 건네주는 종이쪽지를 가리켜 유식하게 어음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해서 ‘어음 = 외상문서’라고 보시면 됩니다.

 

기업어음이란?

어음은 외상으로 물건을 구입하고 발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기업어음(CP : commercial paper)은 ‘어음’이라는 글자가 들어 있지만 물건을 구입하고 발행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돈을 융통할 목적으로 발행하는 어음입니다. 쉽게 말해서 예쁜 종이에, 예쁘게 프린트한 차용증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돈이 필요한데 주머니에 아무것도 없어요. 제발 900만원만 빌려주세요. 그러면 1년뒤에 1000만원으로 갚아드릴께요. 네~ 제발 돈좀 빌려주세오’

이런 긴 문장을 예쁜 종이에, 예쁜 폰트로

‘기업어음 : 1000만원짜리’

이렇게 프린트해서 파는 것이 기업어음입니다.

이 쪽지를 900만원에 구입하고 1년뒤에 찾아가면 1000만원을 주는 방식이죠. 기업어음에 투자하면 은행 이자보다 많이 짭짤하기 때문에 실제로 개인들도 많이 투자하고 있습니다.

 

기업어음의 특징

사장님들이 돈을 빌릴 때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곳은 은행입니다. 쉽게 말해서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것이죠. 그런데 은행대출은 여간 까탈스런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은행은 은근히 귀신입니다.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한눈에 알아채고 대출을 안해줍니다.

은행대출이 생각만큼 쉽지 않을 때, 은행 눈치를 보고 싶지 않을 때, 그때 이용하는 것은 채권입니다. 채권을 발행해서 돈을 마련하는 것이죠. 그런데 채권은 마음대로 발행할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일정한 신용등급이 되어야 하고, 관련 기관에 이런저런 보고서도 제출해야합니다. 그리고 ‘수요조사’니 뭐니 하는 것도 해야하고, 이사회 의결도 받아야 하고, 은근히 짜증납니다.

하지만 기업어음은 다릅니다. 기업어음을 발행해서 돈을 마련하는 것은 은행대출이나 채권발행처럼 까다롭지 않습니다. 그래서 급전이 필요할 때 많은 사장님들이 이용하는 것이 기업어음입니다.

그런데 한가지 주의해야할 것이 있습니다. 은행대출이나 채권발행이 까다롭다는 것은 그만큼 조심 또 조심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기업어음을 발행해서 돈을 마련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다는 것은 그만큼 위험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어떤 회사가 은행대출이나 채권발행이 아니라 기업어음을 발행해서 대규모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면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만큼 회사가 어렵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잊을만 하면 경제신문에 등장하는 것이 기업어음 관련 사고입니다. 은행에 예금하는 것보다는 많이 짭짤하다는 이유로 기업어음에 투자했다가 큰 소실을 보는 경우가 너무나 자주 일어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