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선행지수의 탄생

방구가 나옵니다. 한방이 나온다면 그냥 그렇게 쌍바위 골에서 울려 퍼지는 피리소리로 생각하고, 그 향에 취하면 됩니다. 하지만 한 두방이 아니라 사물놀이 수준의 풍악소리가 들려온다면 화장실로 향해야 합니다. 괜히 괄약근의 응집력을 믿고 버티기에 들어갔다가는 나중에 어떤 불상사가 일어날지 모릅니다. 방구님은 곧 닥쳐올 거대한 대지진을 경고해주는 우리들의 고마운 예언자이기 때문입니다.

경제에도 방구처럼 귀하고, 소중한 예언자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언자가 바로 건설수주액입니다. 여러분도 알다싶이 건설이라는게 하루아침에 뚝딱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저런 허가를 받기위해 관공서를 들락거리고, 땅 파고 시멘트 붓고 말리다 보면 기본 몇 달입니다. 따라서 실제로 건물이 완성되는 것은 1년 뒤가 될 수도 있고,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긴 여정의 맨 앞에 서서 뒷일을 이끌어가는 것은 바로 건설수주액입니다. 일단 수주를 해야 건물을 짓든지 말든지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오늘의 건설수주현황을 보면 미래의 건설경기를 알 수 있게 됩니다. 만약 건설수주액이 놀랄 정도로 증가했다면 몇 달 뒤에 대한민국은 온 사방에 아파트가 들어서고, 새로운 빌딩이 세워지게 됩니다.

대한민국의 미래경제를 예언해 주는 고마운 분은 건설수주액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기계류내수출하지수라는 예언자도 있습니다. 기계류내수출하지수란 쉽게 말해서 사장님들이 주문한 각종 기계가 얼마나 되는지 조사한 것입니다.

만약 사장님들이 각종 기계를 주문하고 있다면 미래 경기는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좋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각종 기계를 사장님들이 사들이고 있다는 것은 앞으로 직원도 새로 뽑고, 원자재도 더 사들여 한번 크게 판을 벌여 보겠다는 뜻입니다. 산전수전 다 겪은 사장님들이 판을 벌여 보겠다고 생각하면 경제는 좋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구인구직비율이라는 예언자도 있습니다. 구인구직비율은 구인비율을 구직비율로 나눈것입니다. 쉽게 말해 구인'구직비율=구인비율/구직비율'입니다. 만약 경기가 좋아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 사장님들은 미리미리 인재를 찾아 나섭니다. 남들보다 빨리 좋은 인재를 찾아야 회사의 미래가 밝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구인비율이 상승하게 됩니다. 분모인 구직비율이 변화가 없다고 가정하면 구인비율의 상승은 결과적으로 구인구직비율을 높게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구인구직비율이 높아지면 앞으로 경기가 좋아진다고 예상하면 된는 것입니다.

미래의 경기를 미리 짐작할 수 있는 지표로는 건설수주액, 기계수주액, 자본재수입액, 구인구직비율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마 수십, 수백 가지가 더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것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체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나온 게 바로 경기선행지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