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라토리엄과 디폴트

모라토리엄이란?
모라토리엄을 우리말로 번역하면 지불유예가 됩니다. 쉽게 이야기 하면 빚 갚을 날짜를 연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빚을 좀 늦게 갚는다고 뭔 대수냐고 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대부분의 국제거래는 외상으로 이루어지는데 만약 모라토리움을 선언하면 모든 거래가 현금박치기로 바뀌게 됩니다. 빚도 못 갚아 빌빌거리는 새끼에게 외상을 줄 수는 없다는 것이죠.

석유 펑펑 솓아지고 먹을 것이 온사방에 널려있는 나라라면 모라토리움을 선언해도 별 문제가 없을 지도 모릅니다. 석유 나오고 온 산천에 먹을게 널여있으니 얼어죽을 걱정, 굶어 죽을 걱정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 나라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석유 한 방울 나오지 않죠. 겨울이면 먹을 것이라고 두 눈에 상라이트를 켜고 찾아도 없는 나라아닙니까? 만약 모라토리움을 선언하고 모든 거래가 현금거래로 바뀌게 되면 우리를 엿 되어 버립니다. 물론 3개월 사용 분의 석유는 비축하고 있다고 하지만...

디폴트란?
디폴트는 정확하게 우리말로 번역이 가능한 어휘입니다. 완벽할 정도로 정확한 번역이 가능한 몇 안 되는 영어중의 하나입니다.

디폴트의 우리말은 "배 째라!"입니다. 좀 유식하게 번역하면 채무불이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가진 것이라고는 배 밖에 없으니 이거라도 째라"는 이야기입니다.

현실적으로는 디폴트를 선언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외채상환에 문제가 생길 것 같으면 디폴트 선언을 하기 전에, 모라토리엄을 선언하고 돈을 빌려준 국가와 협상을 하는 게 보통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수가 생기지 않으면 디폴트를 선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모라토리엄과 디폴트의 차이는?
모라토리엄은 어떻게든 빚을 갚을 의사가 있다는 이야기 입니다. 몇 달만, 또는 몇 년만 말미를 주면 알바를 하든, 노가다를 하든 악착같이 갚을테니 시간을 좀 달라고 사정사정 하는 것입니다.

이와달리 디폴트는 빚을 갚을 의사가 없으니 "내 배를 째라"고 선언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