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요한 경제지표를 고르는 방법

사극을 보면 임금님께서 식사를 하시는 장면이 가끔 나옵니다. 그런데 임금님이 식사를 하시기 전에 궁녀가 반찬을 이것저것 맛 봅니다.

궁녀가 왜 그런 짓을 하는 것일까요? 못 먹는 밥상! 찔러나 보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궁녀는 지금 자랑스런 조선의 공무원으로써 목숨 걸고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겁니다. 행여나 임금님이 드실 음식에 독극물이 있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목숨을 걸고 임무 수행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궁녀님이 모든 음식에 손을 대는 것은 아닙니다. 밥과 국은 손을 대지 않습니다. 왜냐? 비장의 무기 은수저가 있기 때문입니다. 독극물에 은수저를 담그면 색깔이 변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밥과 국이 임금님의 피가 되고 살이 될지, 아니면 독약이 될지 은수저로 검사를 하면 됩니다. 결국 은수저는 그냥 은수저가 아니라 특수 제작된 독극물 탐지장치인 것입니다.

이 같은 논리가 경제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사실 말이 쉬워서 경제지표입니다. 한번 제대로 자세잡고 찾아보면 그 숫자가 장난이 아닙니다. 수백, 수천, 수만가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경제지표를 공부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그렇게 하다가는 여친님께 충성할 시간도, 친구들과 놀 시간도 사라지게 됩니다.

그래도 대한민국 국민의 오기로 경제지표 완전독파를 외치고 달려들었다간 어떤 불상사가 생길지 모릅니다. 어쩌면 ‘공부 끝!’을 외치고 기지개를 펴는 순간 이미 할아버지가 되어있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세상엔 너무나 많은 경제지표가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살이 되고, 피가 될 경제지표를 골라내는 은수저가 필요합니다. 이런 은수저가 있다면 일단 한번 찔러보고 영양가 없다 싶으면 미련 없이 공부를 포기하면 됩니다. 입맛이 살살 당겨도 포기하고 다른 지표를 살펴보는 게 정신건강에도 많이 이롭기 때문입니다. 물론 영양가가 있다 싶으면 미친 듯이 공부하면 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은수저는 어떤 것일까요? 당연히 정답은 없습니다. 여러분이 경제공부를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에 따라 은수저는 달라집니다.

만약 여러분이 꿈이 회사를 은퇴한 후 제주도 바닷가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는 것이라면 제주도의 주택가격을 은수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눈에 보이는 온갖 경제지표와 제주도 집값을 비교해 보는 겁니다. 제주도 주택가격과 아무관련이 없는 경제지표라면 미련없이 쓰레기통에 버리고, 만약 상당히 영양가가 있다면 줄기차게 지켜보면 됩니다.

그러게 10년, 20년, 30년 지극정성을 다해 열심히 째려보시면 경제지표가 어떻게 움직일 때 제주도의 주택가격이 제일 싼가를 알 수 있을 겁니다. 그 주기를 알았다면 이제 은퇴를 즈음해 집값이 가장 쌀 때 그림 같은 집을 구입하면 됩니다.

은퇴 따위는 관심 없고 이 한 몸 회사를 위해 살아가는 회사형 인간이라면 매출액이라는 이름의 은수저를 사용할 수 있을 겁니다. 각종 경제지표와 매출액의 상관관계를 열심히 후벼 파서 회사매출액과 관련 있는 경제지표를 찾아내는 겁니다.

그런데 이들 지표가 앞으로 닥쳐올 회사 매출액의 하락을 강하게 암시하고 있는데 사장님이 사업을 확장한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당근 ‘아니오!’를 외쳐야합니다.

‘지금 이러저런 경제지표가 회사매출액의 하락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사업 확장을 하겠다니 말이 아니 되옵니다. 그랬다가는 피박을 쓸 수 있습니다.’

‘사장님! 통촉하여 주십시오.’

물론 사장님이 여러분의 충언을 씹으면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결국 여러분의 예언대로 매출액이 떨어진다면 그때부터 여러분은 봄날입니다. 모두가 ‘예’라고 할 때 ‘아니오’ 라고 말한 그 뜨거운 반항정신! 이제 여러분은 바른말 하는 직원으로 찍혀 사장님의 사랑을 한 몸에 받게 될 겁니다.

그러나 사실 우리는 회사형 인간도 아니고, 그렇다고 30년 뒤 은퇴를 생각할 만큼 여유롭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결혼 자금을 모아야 하고, 애들 교육비를 모아야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관심사는 재테크일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재테크에 도움을 주는 경제지표를 찾아내야 합니다.

재테크에 관심이 있는 평범한 시민들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은 주식과 펀드입니다. 따라서 삼성전자 주식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면 삼성전자 주가와 수많은 경제지표를 비교하면 됩니다. 한국전력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한국전력 주가와 수많은 경제지표를 비교하면 됩니다. 주식은 관심이 없고 오로지 펀드에 충성하고 있다면 각종펀드와 경제지표를 비교해서 영양가 있는 놈을 찾아내면 됩니다.

하지만 마음에 드는 주식이 있을 때마다 각종 경제지표와의 관계를 추적하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입니다. 펀드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수많은 펀드와 경제지표와의 관계를 하나하나 찍어서 살펴보는 것도 너무나 고된 일입니다. 대안이 없는 것일까요? 바로 이때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코스피입니다.

코스피를 은수저로 이용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시간이 날때마다 각종 경제지표와 코스피의 관계를 분석하고, 코스피와 연관성이 많은 경제지표는 따로 체크를 해 놓는 겁니다. 그리고 나서 찍힌 놈들은 주도면밀하게 관찰을 하는 겁니다. 그러다 이놈들이 대놓고 코스피의 상승을 예고할 때! 우리는 주식투자를 하고, 펀드투자를 하면 됩니다.

물론 주식 중에는 코스피와 상관없이, 코스피와 반대로 가는 주식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주식은 어쩔 수 없이 따로 떼어내서 각종 경제지표와 관계를 살펴 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유별난 주식은 별로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코스피가 뛰면 거의 대부분의 주식이 뛰고, 코스피가 하락하면 거의 대부분의 주식도 하락을 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