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율과 수출의 관계는?

예를 들어 때수건 한 장을 1달러에 수출하는 기업이 있다고 합시다. 만약 환율이 1달러=1000원이라면 이 기업은 때수건 하나를 팔 때마다 주머니에 1000원이 들어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환율이 1달러=2000원으로 상승했다고 합시다. 환율이 이렇게 상승하면 이제는 때수건 한장을 0.5달러만 받고 팔아도 주머니에 1000원이 들어옵니다. 따라서 50% 폭풍세일을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렇게 과감한 폭풍세일을 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아마도 한국 때수건의 우수함을 아는 세계만방의 사람들이 서로 사려고 달려들어 미친듯이 팔려나갈 겁니다. 즉, 환율상승은 수출의 증가를 불러오게 됩니다.

그렇다면 환율이 상승 할 때, 수출이 정말로 엄청나게 증가 했을까요? 아래 그래프를 한번 보십시오.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이 증가한다고 배웠는데…. 그래프를 보면 정반대의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이 증가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줄어드는 느낌마저 납니다. 그리고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이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폭풍 증가하는 느낌마저 납니다.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이 증가하고,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이 감소한다고 믿었던 우리의 상식은 과연 어디로 출장 간 것일까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도대체 어디서부터 일이 잘못 풀린 것일까요?

그 원인은 이렇습니다. 여러분이 어느 날 마트에 쇼핑을 갔다고 합시다. 그런데 헉! 세상에 이런 일이~ 쌀 20kg을 겨우 1만 원에 팝니다. 이때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쌀값이 싸니까, 미리 한 트럭쯤 사 놓겠습니까? 아니면 ‘어? 쌀값 많이 내렸네’ 하고 그냥 지나치겠습니까? 당연히 그냥 지나칠 겁니다. 왜냐하면 쌀값이 내렸다고 하루에 세 그릇 먹던 밥을 열 그릇, 스무 그릇씩 먹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환율상승으로 인한 바겐세일효과도 마찬가지입니다. 환율이 뛰면 50%, 60% 바겐세일을 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할인판매를 해도 외국인이 사주지 않으면 수출이 늘어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우리나라의 제품들이 쌀처럼 가격이 내리든 오르든 줄기차게 같은 양을 소비하는 물건이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환율이 뛰어도 수출이 생각만큼 증가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환율이 뛰어도 수출이 생각만큼 증가하지 않는 경우는 또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전 세계가 경제위기로 허덕이고 있다고 해봅시다. 이때 세상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제품이 싸졌다고 구입을 해줄까요? 절대로 아닙니다. 아무리 우리제품이 싸도 당장 먹고살기 급하다면 한국제품을 구입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환율이 수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환율보다 수출에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세계경제의 상황이라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