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율정책
환율정책이란?
설탕 값이 뛴다고 합시다. 사탕값이 뛰면 가슴 아픈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사탕값이 뛴다고 정부가 나서서 구시렁거리지는 않습니다. 사탕값의 뛴다고 국가경제에 중대한 사건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공공요금은 다릅니다. 공공요금이 오르면 국가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전기요금이 오른다고 생각해봅시다. 전기요금이 오르면 거의 모든 상품의 원가가 오르고 결국에는
물가가 오르게 됩니다. 전기 없이 생산할 수 있는 물건은 없으니까요. 따라서 전기 같은 공공요금은 정부에서
대놓고 신경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환율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환율이 변하면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것이 영향을 받게 됩니다. 환율이 뛰면 단순히 수출과
수입만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물가 주가, 부동산, 기타 등등 대한민국 경제 전반이 엄청난 영향을
받게 됩니다. 따라서 정부의 입장에서는 환율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나온 말이 환율정책입니다.
고환율정책이란?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이 증가합니다. 그리고 수출이 증가하면 그 돈으로 새로운
공장을 지을 수 있고, 또 새로운 일자리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고 취업하는
사람이 증가하면,사람들의 씀씀이가 커지고, 결국에 가서는 한 나라의 경제 전체가 좋아지게 됩니다.
그래서일까요? 세계 각국의 정부는 환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을 은근히 좋아합니다. 환율이 높으면 수출이
늘어나 결과적으로 경제가 좋아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소망일 뿐입니다 수출이 아무리 늘어나도 기업이 투자를 하지 않고, 또 새로운
고용을 하지 않는다면 대략 낭패입니다. 이렇게 되면 고환율의 혜택은 수출기업이 모두 독차지하고, 일반
국민은 오히려 손해만 볼 수도 있습니다.
왜일까요? 수입물가가 뛰기 때문입니다. 환율이 1달러=1,000원에서 1달러=2,000원으로 뛴다면
옛날과 똑같은 외국물건을 사는데 1,000원을 더 주어야 합니다. 국민이 1,000원을 손해 보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고환율의 피해는 물가상승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물가상승에 의해 상대적으로 소득이 줄어들고,
결국에 가서는 소비가 줄어들게 됩니다. 그리고 소비가 줄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이웃에게, 우리의
삼촌·이모에게 돌아오게 됩니다. 즉 줄어든 소비로 통닭집을 하는 삼촌이, 미장원을 하는 작은이모의 삶이
고달파지는 것이죠.
이쯤 되면 우리는 고환율정책의 달콤한 환상에 회의가 들 수밖에 없습니다. 조국의 경제를 위해 기꺼이
이 한 몸 희생하려고 했는데, 그 희생이 수출로 승화되고 나아가 고용과 투자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그
대가를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환율정책이란?
우리는 흔히 환율이 하락하는
것을 나쁜 일로 생각합니다.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이 감소하고, 수출이 감소하면 일자리가 줄어들고, 마침내
대한민국 경제 전체가 나빠진다고 배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환율하락은 결코 나쁜 일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서민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저환율이
좋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입니다. 환율이 1달러=1,000원에서 1달러=500원으로 하락하면 수입물가가 하락합니다.
환율이 하락하기 전에는 100만 원이나 줘야 살 수 있던 카메라를 이제는 50만 원에 살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습니다.
그런데 환율하락의 효과는 이것만이 아닙니다. 수입물가가 낮아지고, 나아가 거의 모든 물건의 가격이 낮아지면
상대적으로 소득이 늘어나게 됩니다. 따라서 늘어난 소득으로 그동안 지고 있던 빚을 후다닥 갚을 수 있습니다.
또 소득이 늘어난 만큼 소비도 증가해 전국 방방곡곡의 슈퍼와 마트에 사람이 북적이게 됩니다.
그런데 환율이 낮아지면 일반 시민이 사용하는 카메라나 전자제품의 가격만 낮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각종
원자재와 기계의 수입비용도 낮아지게 됩니다. 이렇게 원자재와 기계의 수입비용이 낮아지면 그동안 비용문제로
투자를 망설이던 사장님들이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게 됩니다.
결국 낮아진 환율 덕분에 소비도 증가하고, 투자도 증가해 대한민국 전체 경제가 좋아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고환율이 아니라 저환율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습니다. 즉 환율하락에 의한 수출감소효과보다는 소비와 투자의 플러스효과가 더 크다는 주장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