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옵션의 탄생

농산물수집상 아저씨가 있습니다. 배추를 전문적으로 거래하는 분이죠. 그런데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볼 때 올해 가을에는 배춧값이 폭등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농부아저씨와 미리 계약을 하기로 했습니다.

“올가을에 배춧값이 어떻게 되든, 설령 금값이 되더라도 무조건 1포기에 1,000원씩, 총 1만 포기를 사고 싶어요.”

배춧값 폭락을 은근히 걱정하고 있던 농부아저씨는 기꺼이 계약을 했습니다.

그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가을이 왔습니다. 하늘엔 구름이 예쁘게 떠 있고, 산과 들에는 오곡이 익어 가는데 농산물수집상 아저씨는 죽을 맛입니다. 왜냐하면 배춧값이 포기당 100원으로 폭락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놈의 계약 때문에 100원짜리 배추를 이제 1,000원에 사야 합니다. 그것도 1만 포기나···. 미리 계약을 하지 않았다면 100원×1만 포기=100만 원만 있으면 살 수 있는 배추를 이제는 1,000만 원이나 주고 사야 하는 것입니다. 생돈 900만 원이 날아가게 되었습니다.

까짓것 900만 원쯤이야 그냥 그렇게 웃어넘길 수도 있습니다. 조국의 농업발전을 위해서 이 한 몸 희생한 것으로 생각하면 되니까요. 하지만 두 번 다시는 조국의 농업발전을 위해 희생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농산물수집상 아저씨는 다짐했습니다.

‘그래! 이제부터는 무조건 안전빵이다. 첫째도 안전빵! 둘째도 안전빵!’

안전빵을 향한 농산물수집상 아저씨의 타는 목마름이 탄생시킨 시대의 역작이 바로 옵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