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립식 펀드

우리 부모님 세대가 취업을 하면 제일 먼저 하는 일 중의 하나는 적금에 가입하는 것이었습니다. 한달에 10만원씩, 또는 20만원씩 적금을 넣어서 아이들 학자금, 주택자금 등을 마련했습니다.

적금의 인기는 지금도 여전 하지만 옛날 만큼의 큰 영광은 못 누리고 있습니다. 옛날엔 금리가 기본 10%였지만 지금은 겨우 1% ~ 2%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 적립식펀드입니다.

 

1.적립식펀드

적립식펀드의 정체를 알기 위해서는 적립의 낱말 뜻을 알아야합니다. 적립식펀드의 적립(積立)는 쌓을 적(積)자와 세울 립(立)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따라서 적립을 우리 말로 번역하면 ‘쌓아서 모아둔다’가 됩니다.

쉽게 말해서 한장 한장 벽돌을 쌓아서 대형 건물을 세우듯이 매달 10만원, 또는 20만원씩 펀드에 투자해서 큰 돈을 만드는 것이 적립식펀드입니다.

2.적립식펀드의 장점

평균매입단가(Cost Average : 코스트 에버리지) 하락효과

간단한 예를 통해 적립식펀드가 자랑하는 최고의 무기인 평균매입단가 하락효과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① 적립식펀드에 가입하고 1월 1일에 10만원을 입금했습니다. 그리고 펀드매니저는 10만원을 이용해 뽕뽕약품 주식을 샀습니다. 1월 1일 현재 뽕뽕약품의 주가가 1만원이라서 총 10주의 주식을 살수 있었습니다.

② 주식을 구입한 그 다음날, 즉 1월 2일부터 주식시장이 폭락을 시작했습니다. 덕분에 거의 모든 주식이 한달 내내 죽을 쑤었습니다. 그래서 2월 1일에는 뽕뽕약품의 주가가 1000원이 되었습니다.

적립식펀드를 해약하고 싶었지만 이왕 버린 몸. 끝까지 가 본다는 생각으로 10만원을 또 입급했습니다. 펀드매니저는 그 돈으로 1000원하는 뽕뽕약품 주식을 총 100주 구입했습니다.

③ 주식을 구입한 다음 날, 즉 2월 2일에 또 다시 놀라운 일이 발생했습니다. 주식시장이 계속 폭락했고, 결국 3월 1일에 뽕뽕약품의 주가는 1원이 되었습니다.

너무나 현실이 참혹했지만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진짜로 갈 때까지 가 보자는 심정으로 10만원을 입급했습니다. 펀드매니저는 10만원으로 뽕뽕약품 주식 10만 주를 구입했습니다.

지금까지 투자를 정리하면 총 투자금액은 30만원이고, 보유한 뽕뽕약품 주식은 총 10만 110주입니다. 따라서 주식 1주당 평균 매입비용은 2.9원이 됩니다.

④ 3월 2일 놀라운 일이 또 발생했습니다. 갑자기 주가가 뛰기 시작했고 3월 31일에 뽕뽕약품의 주가가 1만원이 되었습니다. 지금 현재 뽕뽕약품 주식을 10만 110주 가지고 있으니 금액으로 따지면 10억 110만원이 됩니다.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30만원을 투자해 10억을 번 것입니다. 도데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기적의 1등 공신은 주가가 하락하는데도 불구하고 줄기차게 10만원을 입금했던 용기입니다. 주가 폭락에 겁을 먹고 펀드를 해약했다면 큰 손해를 봤을 겁니다. 하지만 줄기차게 10만원을 입금한 덕분에 이런 대박의 기회가 찾아온 것입니다.

적립식펀드의 장점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주가가 하락하면 할수록 오히려 평균 매입단가가 하락하고, 그 결과 이 다음에 주가가 상승하면 상상을 초월하는 대박을 터뜨릴수 있습니다.

 

3.적립식펀드의 단점

적립식펀드와 은행의 정기적금은 기본적인 투자원리가 똑같습니다. 매월 10만원씩, 또는 20만원씩 투자해서 목돈을 만드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적립식펀드와 정기적금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중대한 차이가 있습니다. 정기적금은 이자와 원금을 악착같이 챙길수 있습니다. 설령 은행이 망하더라도 5000만원까지는 원금과 이자를 모두 챙길수 있습니다. 그러나 적립식펀드는 다릅니다. 잘못하면 수익은 커녕 원금마저 날릴 수 있습니다.

물론 죽을때까지, 자손 만대 천년 만년, 본전을 찾을 때까지 펀드에 돈을 붓는다면 결국에는 성공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급하게 돈이 필요한데 다른 곳에서 나올 돈이 없다면 손해를 보고 펀드를 해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절대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것이라 믿고 싶지만 주가가 1년, 2년 하락하는 것이 아니라 5년, 10년, 20년 줄기차게 하락한다면 평균매입비용 하락효과도 판타지 소설이 되고 맙니다. 그런데 주가가 10년, 20년 줄기차게 하락하면 금전적 손실만 보는 것이 아닙니다. 화병으로 죽을 수도 있습니다.

위의 그래프가 보여주듯이 실제로 일본은 1990년 이후 거의 15년간 주가가 줄기차게 하락했습니다. 30살에 첫 직장을 잡고 적립식펀드에 돈을 넣기 시작했다면 15년간 줄기차게 하락하는 주가를 보면서 제대로 스트레스를 받았을 겁니다. 따라서 적립식펀드에 대한 지나친 환상을 가져서는 안됩니다.

적립식 펀드의 또 다른 단점은 펀드를 해약할 때 내어야하는 수수료, 유식하게 말해서 환매수수료입니다. 적립식 펀드의 환매수수료 문제는 이 글을 읽어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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