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정외환보유고
외환보유고는 얼마쯤 챙겨놓는 것이 적당할까요? 이와 관련해서 정말 명쾌한 모범답안이 하나 있습니다. 3개월 정도는 버틸 수 있을 만큼의 달러를 마련해두어야 한다는 것이죠. 쉽게 말해서 3개월 동안 석유를 수입할 달러는 챙겨두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3개월분을 챙겨두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대한민국 경제가 설령 지옥으로 떨어진다고 해도 3개월 정도만 버티면 어떻게든 살길이 생긴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서 아빠가 직장을 잃어도 그동안 마련해둔 비상금으로 3개월만 버티면, 취직을 하든 어떻게 해서든 돈을 마련해오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런데 사실 3개월분의 달러는 많이 부족합니다. 아빠가 직장을 잃었다고 생각해보십시오. 반드시 3개월 안에 재취업을 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불안요인은 취업의 어려움 만이 아닙니다. 아빠가 직장을 잃으면 세상인심이 갑자기 변할 수도 있기에 더욱더 불안합니다.
물론 아빠의 실직과 무관하게 세상은 늘 아름다운 것이라 말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빚이 좀 있다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데 돈을 빌려준 사람들이 가만있겠습니까? 아마 직장을 잃었다는 소문을 듣는 순간 한꺼번에 몰려올 겁니다.
사실 3개월 먹고 사는 거야 손가락 빨고 살면 됩니다. 하지만 빚쟁이들이 한꺼번에 몰려오면 골치 아픕니다. 따라서 준비성 있는 어머님이라면 빚쟁이들이 몰려올 때를 대비해 ‘3개월 생활비+알파’의 비상금을 마련해두어야 합니다.
대한민국 정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달랑 3개월 수입대금만 챙겨놓는 것이 아니라 외국의 빚쟁이들이 달려 올 때를 대비해 달러를 좀 넉넉하게 챙겨둘 필요가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이 1년 안에 갚아야 할 빚, 즉 단기외채가 100달러라면 ‘3개월 생활비+1년 안에 갚아야 할 빚 100달러’를 챙겨두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것으로도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달러는 많을수록 좋은 법이니 악착같이 챙겨 놓아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