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산유동화증권(ABS)이란?
1. 기초 개념
자산유동화증권의 뜻을 정확히 알기 위해서 글자를 하나하나 분석해 보겠습니다.
자산
자산은 땅, 자동차, 집 같은 각종 재산을 어렵게 표현한 말입니다.
유동화
유동(遊動)의 사전적 의미는 ‘자유로운 움직임’입니다. 예를 들어 주머니에 현금 10만원이 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현금 10만원이 있다면 언제든지 커피를 마실 수 있고, 언제든지 빵을 사 먹을수 있습니다. 이것을 달리 생각하면 현금은 빵으로도, 커피로도, 핸드폰으로도, 그 무엇으로든 자유롭게 변신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유식하게 말해서 유동성이 매우 높은 물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금반지는 어떨까요? 금으로 빵을 사먹을 수는, 커피를 사먹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조금 귀찮지만 금은방에 가서 금반지를 팔면 쉽게 현금화 할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확보한 현금으로 빵을, 커피를 사먹을 수 있습니다. 즉, 금은 현금만큼 유동성이 높지는 않지만 그럭저럭 유동성이 높은 재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아파트를 생각해볼까요? 아파트는 엄청 비싸지만 현금으로 만드는 게 쉽게 않습니다. 운이 나쁘면 몇 달 동안 팔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유식하게 말해서 유동성이 매우 낮은 재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동(성)의 개념을 알았으니 유동화가 무엇인지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유동화란 아파트처럼 현금으로 만들기 어려운 각종 재산을 머리좋은 경제학자들이 발명한 신묘한 마법을 이용해 샤~샥~ 현금으로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유동화 방법은 아래에서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증권
증권은 ‘권리를 증명한 종이 쪼가리’를 줄인 말입니다. 증권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이 글을 읽어 보시면 됩니다.
자산, 유동화, 증권의 뜻을 알았으니 자산유동화증권의 구체적인 의미를 살펴보겠습니다.
2. 자산유동화증권이란?
예를 들어 대한은행이 한국전자에 100억을 빌려주었다고 합시다. 한국전자에서 새로운 공장을 짖기 위해서 100억을 빌렸는데, 3년뒤에 이자 100억을 합쳐서 총 200억을 주기로 약속했습니다.
100억을 빌려주고 3년 뒤에 이자 100억을 받기로 했으니 거의 땡잡았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한국전자에 100억을 빌려주고 나니 은행금고에 10원짜리 하나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전 재산을 탈탈 털어서 한국전자에 돈을 빌려 준 것입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은행 금고에 10원 짜리 하나 없는 관계로 앞으로 3년간 대한은행은 손가락만 빨며 버텨야합니다. 이 난국을 타개할 묘안은 없는 것일까요?
그래서 나온 것이 바로 자산유동화증권입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다음과 같은 종이쪼가리를 200장 정도 팔아서 돈을 땡기는 것입니다.
‘한국전자에 받을 돈이 200억 있는데, 그 돈이 3년 뒤에 들어옵니다.그 중 ‘200 분의 1’의 권리를 당신에게 팝니다. 쉽게 말해서 3년 뒤에 1억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당신께 드립니다.’
이렇게 적혀있는 쪽지를 8000만원에 파는 겁니다. 지금 8000만원을 투자하면 3년 뒤에 1억이 들어오니 거의 2000만원을 번 것이 됩니다. 꽤 괜찮은 수익입니다. 여윳돈이 있는 사람은 기꺼이 이 쪽지를 구입합니다.
은행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쪽지를 팔아서 8000만원 * 200장 = 160억을 땡길 수 있습니다. 물론 3년간 묵혀 놓으면 총200억이 생기지만 지금 당장 현금 160억 땡겨서 다른 회사에 대출 해주면 더 큰 돈을 벌수 있습니다.
자산유동화증권(ABS: Asset-Backed Securities)이란 바로 이렇게 발행된 종이 쪼가리를 말합니다. 3년동안 묵여버린 200억짜리 대출을 종이 쪼가리 200장을 발행해서 현금화 시킨 것이죠.
3. 자산유동화증권 종류
자산유동화증권은 어떤 재산을 현금화 시켰는지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는 주택저당증권(Mortgage-Backed Securities)입니다. 주택저당이라는 말이 상징하듯이 주택구입자들에 대출해 준 돈이 10년, 20년 묶여 있을 때, 이 돈을 현금화하기 위해 발행한 종이쪼가리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밖에 채권담보부증권(CBO),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도 유명한데 채권담보부증권은 ‘채권(Bond)’이라는 말이 상징하듯이 채권에 묶여 있는 돈을, 대출채권담보부증권은 ‘대출(Loan)’이라는 말이 상징하듯이 대출에 묶여 있는 돈을 현금화 하기 위해서 발행한 종이쪼가리를 가리키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