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국통화표시법이란?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환율, 즉 ‘1달러=1,000원’으로 표시하는 방식이 자국통화표시법입니다. 통화라는 말 때문에 조금 어렵게 들리는데 쫄 필요는 없습니다. 통화는 돈을 좀 있어 보이게 표현한 것일 뿐입니다.
결국 자국통화표시법을 쉽게 번역하면 자국돈표시법이 됩니다. 이런 이름이 붙은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 방식이 외국 돈 하나를 구입할 때, 우리 돈을 얼마나 줘야 하는지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마트를 생각해보십시오. 마트에 가면 ‘과자 1봉지=1,000원’으로 가격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과자 1봉지를 사고 싶으면 우리 돈 1,000원을 줘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1달러=1,000원’은 ‘과자 1봉지=1,000원’과 똑같은 것입니다. 과자 1봉지를 사고 싶을 때 1,000원을 줘야 하듯이, 1달러를 사고 싶을 때는 우리 돈 1,000원을 주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신기한 게 하나 있습니다. 달러와 우리 돈의 환율은 ‘1달러=1,000원’, 유로와 우리 돈의 환율은 ‘1유로=1,500원’, 중국의 위안화와 우리 돈의 환율은 ‘1위안=170원’으로 표시하는데 유독 일본 돈은 ‘100엔=1,400원’으로 표시를 합니다. 모두다 1달러, 1유로, 1위안인데 유독 일본만 100엔으로 환율을 표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본과 우리나라의 그 묘하디묘한 인연 때문에 특별대우를 해주는 것일까요? 아니면 특별한 사연이 있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다른 나라들처럼 1엔으로 환율을 표시하면 정말 자세가 안 나옵니다. 즉 1엔 단위로 환율을 표시하면 엔화의 환율은 ‘1엔=14원’이 됩니다. 왠지 좀 민망하고, 쪼잔하지 않습니까? 그래도 감이 오지 않는다면 마트를 생각해보십시오. 과일가게나 마트에 가보면 수박은 1개 단위로 판매를 합니다. ‘수박 1덩어리=1만 원’, 또는 ‘수박 1덩어리=2만 원’. 뭐 이런 식이죠.
그런데 귤은 1개 단위로 판매를 하지 않습니다. 즉 ‘귤 1개=100원’ 하는 식으로 판매를 하면 뭔가 쪼잔해보이고, 뭔가 없어 보입니다. 그래서 박스, 또는 봉지 단위로 판매를 합니다. ‘1박스=1만 원’, 또는 ‘1봉지=3,000원’. 이런 식으로 말이죠. 엔화의 경우도 같은 원리로 이해하면 됩니다. ‘1엔=14원’으로 표시하면 너무나 모양새가 안 나오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