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율과 물가의 관계는?
환율이 오르면 물가가 상승합니다. 환율이 오를 때 물가가 상승하는 이유는 쉽게 짐작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달러짜리 손톱깍기를 산다고 생각해봅시다. 환율이 1달러=1,000원 일 때는 달랑 1,000원만 가지고 있으면 1달러짜리 손톱깍기를 수입해서 판매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환율이 1달러=2,000원으로 오르면 이제는 2,000원을 준비해야 1달러짜리 손톱깍기를 수입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손톱깍기를 수입하는 비용이 1,000원에서 2,000원으로 상승하면 손톱깍기를 수입해서 판매하는 사장님은 손톱깍기의 판매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환율은 손톱깍기의 수입비용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닙니다. 해외에서 수입하는 모든 것의 가격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 결과 환율이 오르면 손톱깍기는 물론이고 각종 원자재 가격도 오르게 됩니다. 따라서 수입원자재를 원료로 사용하는 수많은 물건의 가격도 오르게 됩니다.
하지만 환율이 내리면 반대의 현상이 일어납니다. 예를 들어 환율이 1달러=2,000원에서 1달러=1,000원으로 내렸다고 합시다. 이렇게 환율이 내리면 물가가 하락을 하게 됩니다. 똑같은 1달러짜리 물건을 사는데 이제는 2,000원이 아니라 딸랑 1,000원만 주면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환율이 하락을 하면 각종 외국 물건의 수입가격이 내리게 되고, 따라서 이들을 이용해 생산되는 여러 가지 물건의 가격도 내리게 됩니다.
환율이 물가에 얼마나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는 지난 2004년~2007년 사이에 확실하게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국제 원자재 가격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폭등 했습니다. 석유 같은 경우 1배럴당 30달러에서 90달러로 거의 3배 가까이 상승을 했습니다. 이렇게 무식하게 석유가격이 상승하면 석유가 나지 않는 우리나라는 거의 조졌다고 보면 됩니다. 석유가격이 거의 3배나 뛴 만큼 그 영향으로 국내 물가가 폭등할 것은 너무나 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주 황당한 일이 당시에 일어났습니다. 석유가격이 2배, 3배씩 뛰는데도 불구하고, 아니 석유가격만 뛰는 것이 아니라 거의 모든 국제 원자재 가격이 뛰는데도 불구하고 물가가 전혀 뛰지를 않았습니다. 신문에서는 날이면 날마다 원유가격 폭등 어쩌고 저쩌고 하는 기사가 나왔지만, 미스터리하게도 물가는 거의 태평성대였습니다.
원자재가격 폭등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이렇게 태평성대를 누릴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환율 하락 때문이었습니다. 환율이 1달러=1,200원에서 1달러=900원까지 하락을 하면서 원자재 가격이 오른 것을 커버했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서 환율이 내리지 않았다면 석유 1배럴 90달러*1,200원=10만 8,000원을 주어야 했지만, 환율이 하락하는 바람에 달랑 90달러*900원=8만 1,000원으로 석유를 수입 할 수 있었고, 그 덕분에 물가상승을 어느정도 막아 낼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