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러와 은행

달러가 필요할 때 우리는 은행으로 향합니다.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서든, 아니면 해외에서 공부하는 자식들에게 송금하기 위해서든 달러가 필요하면 일단 은행으로 갑니다.

그런데 우리는 달러가 필요할 때만 은행을 이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필요 없는 달러를 처분할 때도 은행을 이용합니다. 쉽게 말해 해외여행을 갔다 왔는데 달러가 남았다면 은행에서 팔아치웁니다.

그런데 은행은 우리 같은 평범한 시민만 이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전국 방방곡곡의 사장님들도 은행을 이용해 달러를 구하거나 처분합니다. 그런데 사장님들은 우리보다 스케일이 좀 큽니다. 따라서 은행을 이용하는 방법도 우리와 조금 다릅니다.

예를 들어 해외에서 원자재를 수입하는 사장님이 있다고 합시다. 결제대금으로 달랑 1달러만 필요하다면 결제하는 날 은행에 가서 1달러를 구하면 됩니다. 하지만 사장님들은 달랑 1달러, 100달러어치만 수입하지는 않습니다. 기본이 수천, 수만 달러입니다. 따라서 달러가 필요한 날짜에 들이닥쳐서 10만 달러를 달라고 앙탈을 부리면 은행 입장에서는 좀 많이 난처해집니다. 가능하다면 미리미리 은행과 약속을 해야 합니다. 아마 이런 약속을 해야겠죠.

“6개월 뒤에 10만 달러가 필요하거든요. 6개월 뒤에 올 테니 꼭 10만 달러 준비해주세요.”

수출업체 사장님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출대금을 원화로 바꾸기 위해 미리미리 은행에 양해를 구합니다.

“두 달 뒤에 수출대금 1만 달러 들어오는데 가격 좀 잘 쳐서 사 주세요.”

이렇게 사장님들은 사장님의 방식대로, 또 우리는 우리 방식대로 달러를 사고팔기 위해서 은행으로 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