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면금리와 수익률

나성실은 연 10% 금리를 주는 적금을 들고 한 달에 10만원씩, 1년 동안 넣었습니다. 그리고 1년 뒤, 적금을 찾으러 은행에 간 나성실은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 은행에서 이자를 54,990원밖에 안 줬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일까요?

첫 달에 입금한 10만원은 12개월 동안 은행창고에서 생활합니다. 따라서 10만원에 대한 이자는 10%를 모두 받을 수 있습니다. 첫 달에 입금한 돈의 이자는 10만원×(10%×(12개월 / 12개월)) = 1만원이 됩니다.

그런데 두 번째 달에 입금한 10만원은 은행창고에서 11개월만 머물게 됩니다. 은행직원들과 11개월밖에 안 놀아줬는데 10% 이자를 받을 수는 없습니다. 11개월분의 이자는 ‘10만원×(10% ×(11개월 / 12개월)) = 9,166원입니다.

이런 식으로 계속 계산하면 맨 마지막 달에 입금한 돈은 1개월만 은행에 머물게 됩니다. 따라서 한 달 이자는 ’10만원×(10%×(1개월 / 12개월)) = 833원입니다. 이렇게 매달 발생하는 이자를 모두 합치면 65,000원밖에 되지 않습니다.

금리가 10%라고 해서 12만원을 이자로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환상이 한순간에 깨지는 것입니다. 우리가 받은 이자 65,000원을 투자한 돈으로 나누어보면 5.4(65,000/1,200,000)%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때 통장표면에 적힌 ‘금리 10%’를 표면금리라고 하고, 실제로 ‘우리가 벌어들인 돈/투자원금’을 수익률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이자 65,000을 다 받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세금으로 15.4%인 10,010원을 떼어주고 54,990원만 받습니다. 결국 진짜로 우리 주머니에 떨어지는 돈은 원금의 4.5%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실제로 우리가 받는 수익률을 세후수익률이라고 합니다.

각종 금융기관을 이용하며 금융상품을 선택할 때는 통장에 인쇄된 표면금리만 보고 덥석 정할 것이 아니라 세후의 수익률을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