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펀드와 선물환

예를 들어 환율이 1달러=1,000원일 때, 거금 2,000원을 달러로 환전해서 미국펀드에 투자했다고 합시다. 환율이 1달러=1,000원이므로 총 2달러를 투자한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너무나 준비성이 철저한 관계로 미리 은행과 계약을 했다고 합시다. 앞으로 환율이 어떻게 되든지 상관없이 1년 뒤에 1달러에 1,000원씩, 총 2달러를 사고팔기로 말입니다.

그런데 만약 우리의 꿈과는 다르게 미국펀드에서 50%의 손실을 봤다면 어떻게 될까요? 쉽게 말해 투자한 2달러가 1달러가 된 것입니다. 펀드투자를 하다 보면 손해를 볼 수도 있는 법. 호탕하게 한 번 웃어넘기면 그만일까요? 절대로 아닙니다. 선물환계약 때문에 해외펀드투자의 손실은 더더욱 커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1달러를 날려먹고 은행에 갔더니 이때의 환율이 1달러=2,000원이라고 합시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펀드투자 실패로 지금 주머니에는 1달러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분명히 총 2달러를 팔기로 은행과 계약을 했습니다.

따라서 모자라는 1달러를 2,000원에 사서, 계약한 은행에 1,000원을 받고 팔아야 합니다. 결국 가만히 앉아서 1,000원을 또 손해 보는 것입니다. 미국에서 1달러를 잃고, 우리나라에서 1,000원 잃고,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설마하니 정말 이런 일이 일어나느냐고요? 조금 과장한 것이 아니냐고요? 절대로 아닙니다. 실제로 이런 일이 너무나 자주 일어난답니다. 따라서 해외펀드에 투자할 때는 정말이지 조심 또 조심해야 합니다. 설령 펀드판매회사의 직원들이 선물환 가입을 적극적으로 권유한다 해도 심사숙고해야 합니다. 사태가 꼬이면 피박을 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단순히 미국펀드에 투자할지, 일본펀드에 투자할지, 아니면 필리핀펀드에 투자할지를 결정하는 데만 잔머리를 굴리는 게 아니라, 환율까지 예측해서 선물환계약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결정해야 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까지 챙기는 것이 너무 귀찮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의외로 정답은 간단합니다. 만약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상승할 것 같다면 우리나라의 여러 펀드에 투자하면 되고,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하락할 것 같다면 굳이 해외로 떠날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인버스펀드나 베어마켓펀드에 투자하면 됩니다.

느닷없이 영어가 나와 살짝 당황스러운데 아주 간단한 개념입니다. 인버스펀드의 인버스는 ‘거꾸로’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인버스펀드를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주가가 상승할 때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주가가 하락할 때 돈을 버는 펀드가 됩니다. 베어마켓펀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름만 조금 다를 뿐 내용은 똑같습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하락을 할 때 돈을 버는 펀드죠.

이렇게 주식시장이 하락할 때도 돈을 버는 펀드가 있는 만큼 굳이 해외펀드에 투자해서 환율 때문에 골치 아플 필요는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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