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주택가격지수

주택가격지수는 글자 그대로 집값이 얼마나 뛰었는지 조사를 한 것입니다. 만약 주택가격이 과거보다 뛰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집값이 10% 뛰든, 20% 뛰든 당장 주머니에 떨어지는 것이 없으니 큰 변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집값이 1억에서 2억으로 뛰었다면 기분이 황홀해지는 관계로 삼겹살 파티 정도는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애들 장난감 정도는 기쁘게 질러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의 큰 변화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예상과는 달리 의외로 많은 일이 일어납니다. 예를 들어 1억짜리 집을 담보로 잡히면 50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고 합시다. 그런데 1억짜리 집이 2억이 되었다면 이제는 5천만 원이 아니라 1억을 대출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마련한 돈으로 차를 지르고, 냉장고를 바꿀 수 있습니다.

물론 근검절약이 몸에 베인 분이라면 이렇게 마련한 돈으로 흥청망청 쇼핑을 하지는 않겠지만 미국에서는 이렇게 소비를 하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주택가격상승이 소비의 증가로 연결되는 고리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대해 한번 생각해 봅시다. 집을 담보로 돈을 빌리면 금리가 상당히 낮습니다. 집이라는 담보가 있는 만큼 다른 어떤 대출보다 금리가 낮습니다. 따라서 이렇게 빌린 돈으로 금리가 높을 빚을 갚으면 그만큼 주머니에 여윳돈이 생기게 됩니다. 그리고 이 돈으로 그동안 미루었던 쇼핑을 할 수 있게 됩니다.

결국 주택가격의 상승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소비에 영향을 줍니다. 실제로 여러 연구에 따르면 주가상승보다 부동산가격 상승이 더 큰 소비지출의 증가를 가져온다고 합니다. 따라서 소비지출의 미래를 알고 싶다면 반드시 주택가격지수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주택가격은 소비지출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닙니다. 주택가격의 상승은 개발업자들에게 꿈을 실어줍니다. 빨리 집지어서 팔아야겠다는 꿈을 실어주는 것이죠. 따라서 주택가격이 상승하면 그만큼 부동산 경기가 활황을 맞이하게 되고, 그 결과 시멘트회사도 철근회사도 가구회사도 모두 모두 떼돈을 벌게 됩니다.

게다가 주택가격은 한번 흐름을 타면 1~2년이 아니라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길면 10여 년 동안 줄기차게 내달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경제의 큰 흐름을 읽고 싶다면 우리는 꼭 주택가격의 변화를 살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