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구전략이란?

경제가 좋지 않다고 합시다. 이렇게 경제가 좋지 않으면 사람들이 돈을 쓰지 않습니다. 따라서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가 나서서 흥청망청 돈을 써야 합니다. 즉 경제가 나빠 일반시민과 기업이 돈을 쓰지않는 만큼 정부가 대타로 등장해 흥청망청 쇼핑을 하는 것이죠.

이때 한국은행도 경제를 살리기 위해 한몫 거듭니다. 한국은행은 돈을 펑펑 찍어냅니다. 그리고 시중은행에 대출을 해줄 때 거의 똥값으로 돈을 빌려줍니다. 이렇게 되면 시중은행은 옛날보다 낮은 금리로 일반시민과 기업에 대출을 해 줄 수 있게 됩니다. 즉 옛날에는 대출을 해 줄 때 5%의 이자를 받았다면 이제는 1%의 이자만 받습니다. 이렇게 대출이자가 낮아지면 기업을 투자를 늘일 수 있고, 일반시민은 할부로 차를 바꿀 수 있습니다. 이렇게 사장님들과 일반시민이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아 열심히 쇼핑을 하면 결국 경제는 좋아지게 됩니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노력한 덕분에 경제가 진짜로 좋아졌다고 합시다. 이렇게 경제가 좋아지면 정부와 한국은행의 공무원 아저씨 아줌마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경제가 좋아진 만큼 청와대 잔디밭에 모여서 축하파티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축하파티를 하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동안 경제를 살리기 위해 펼쳤던 각종 정책을 원래의 상태로 돌려 놓는 일입니다.

쉽게 말해서 건강이 좋지 않아서 이런저런 약을 복용했고, 그 결과 건강이 회복되었다면 그 다음에 해야 할 일은 뷔페집에서 축하파티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복용했던 약을 끊은 일입니다. 약 덕분에 건강이 좋아졌다고 계속 복용을 하면 결국 약물중독이 오고, 약물에 내성이 생겨서 오히려 건강을 헤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실시했던 각종 경제정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경제가 살아났다면 이제는 평상시로 돌아가야합니다. 이렇게 경제를 살리기위해 펼쳤던 각종 정책을 취소하고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출구전략이라고 합니다. 그동안 정부가 앞장서서 흥청망청 돈을 썼다면 이제는 씀씀이를 줄이고, 그동안 무지막지하게 돈을 찍어냈다면 이제는 설설 돈을 거둬들이는 정책이 바로 출구전략입니다.

그런데 출구전략은 생각만큼 단순 명쾌하지 않습니다. 너무 일찍 출구전략을 실행하면 살아나려던 경제가 다시 꼬꾸라 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경제가 확실히 살아난 뒤에 출구전략을 시행하려고 차일피일 미루다가는 오히려 너무 늦어질 수도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아직 건강이 회복되지 않았는데 너무 일찍 약을 끊으면 병균이 약에 대한 저항력을 키워 병이 악화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완전한 회복을 기다리다가는 오히려 너무 늦어서 약물 중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침체에 빠졌던 경제가 살아나기 시작하면 ‘이제 출구전략을 실시해야하는지, 아니면 좀더 지켜본 뒤에 출구전략을 실시해야 되는지’를 두고 경제학자들이 뜨거운 논쟁을 펼치게 됩니다.